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업장에서 집회를 열고 대체근로자의 업무를 방해한 사건은 많은 분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집회와 파업이라는 정당한 노동권 행사와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우셨을 겁니다. 저도 비슷한 사례를 접했을 때, ‘이게 불법일까, 아니면 권리 행사일까’라는 고민을 깊이 해본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5도1927 판결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풀어드리겠습니다.
사내하청 노동자 집회로 발생한 사례
이 사건은 공공기관의 사업장 안에서 발생했습니다. 원청 회사는 여러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었고, 그 용역업체에 고용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시설관리와 청소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문제로 단체교섭을 진행하다가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하게 됩니다.
2012년 6월 25일,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사업장 내 본관 건물 앞 인도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차량에 확성기를 설치하고 구호를 외치며 노동가를 제창하는 등 집단행동을 벌였지요.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비슷한 방식의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노동자들은 원청이 대체근로자를 투입하려 하자 이들을 막아섰습니다. 청소를 하지 못하도록 제지하거나, 수거된 쓰레기를 다시 복도에 투기하는 등 적극적인 방해행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업무방해’와 ‘퇴거불응’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지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교무부장 자녀 시험문제 유출 업무방해죄? 👆2015도1927 판결
판결 결과
1심(지방 법원)은 노동자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와 퇴거불응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2심(고등 법원)은 일부 무죄를 인정했고, 최종적으로 3심(대법원)은 노동자들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즉, 대법원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사업장에서 집회를 열고 대체근로를 막은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판결 이유
대법원은 먼저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헌법 제33조 제1항에 근거한 기본권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에는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원청 사업장이 사실상 노동자들의 근로 제공 장소이자 삶의 터전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원청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로로 이익을 누려왔고, 그 과정에서 쟁의행위가 발생한 만큼 일정 부분 불편이나 손해는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노동자들의 집회가 폭력적이지 않고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평화롭게 진행되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집회 장소 역시 본관 내부가 아닌 외부 인도였기 때문에 원청의 업무가 실질적으로 마비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대체근로를 저지한 행위 역시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 제1항은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 동안 관계없는 자를 채용해 대체근로를 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대체근로자를 막은 것은 불법적 대체근로를 저지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노동자들의 집회와 대체근로 저지 행위 모두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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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적 대처방법
피해자 입장
증거 확보 필요성
만약 실제로 업무에 중대한 방해가 발생했다면, 그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이번 판례(2015도1927)에서는 원청의 업무가 실질적으로 마비되지 않았다는 점이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업무가 중단되었고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 기록과 증인을 통해 증명해야 합니다.
위법성 강조
또한, 대체근로 방해의 경우에는 해당 대체근로가 합법적인 것임을 강조해야 합니다. 판례에서 무죄가 나온 이유는 대체근로 자체가 위법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합법적인 대체근로였음을 입증하면, 가해자들의 행위는 정당행위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피고인 입장
정당행위 주장
피고인이라면 무엇보다 자신의 행위가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특히, 2015도1927 판례처럼 집회가 폭력적이지 않았고, 업무에 실질적 피해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체근로 위법성 지적
또한, 사용자가 대체근로자를 투입했다면 그 대체근로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 제1항에 위배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위법한 대체근로를 막은 것이라면, 정당행위로 인정받아 무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 대처방법
하지만 이런 법리적인 주장은 일반인이 혼자 준비하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지, 어떤 법리를 강조해야 하는지는 사건의 특수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반드시 노동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와 상담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간단한 상담이라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전문가와의 대화 속에서 사건의 핵심 쟁점을 파악할 수 있고, 소송의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래에서 상담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