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속여 빼앗겼거나 폭행·협박을 당했거나 온라인에서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게시되었을 때, 피해자는 고소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인터넷 예시의 법률용어를 길게 복사하거나 가능한 죄명을 모두 나열하면 핵심 사실과 증거가 오히려 흐려질 수 있습니다.
고소장은 범죄 피해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고 범인의 처벌을 요구하는 문서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했는지와 그 결과 어떤 피해가 생겼는지를 시간순으로 특정하고, 각 주장 옆에 확인 가능한 증거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고소·고발·진정을 구분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23조는 범죄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고소는 피해자 등 법률상 고소권자가 범죄사실을 신고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 고발은 고소권자 이외의 사람이 범죄를 신고해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고, 진정은 피해나 사정을 알리고 조치를 요청하지만 법률상 고소와 같은 의사표시가 분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서 제목만 ‘고소장’이라고 적었다고 언제나 적법한 고소가 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정해진 표준양식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 내용이나 적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권자, 구체적인 범죄사실과 처벌을 원하는 의사가 문서 전체에서 명확해야 합니다.
먼저 고소권자와 상대방을 확인합니다
원칙적으로 범죄로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이 고소합니다. 피해자의 법정대리인,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일정한 친족 등에게 별도 고소권이 인정될 수 있지만 요건이 다릅니다. 법인을 피해자로 하는 횡령·사기·명예훼손 사건이라면 누가 법인을 대표해 고소할 권한이 있는지 법인등기와 위임·결의 자료를 확인합니다.
피고소인의 이름과 연락처·주소를 아는 범위에서 적되 주민등록번호를 모르거나 닉네임만 안다는 이유로 임의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사건이면 계정명, 프로필 주소, 게시물 URL, 거래계좌와 전화번호 등 수사기관이 동일인을 추적할 단서를 원본 형태로 냅니다. 성명을 모르면 ‘성명불상’으로 적고 알고 있는 식별정보와 확인 경위를 설명합니다.
경찰청 간이 고소장 양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찰청의 간이 고소장 양식 안내는 법률 지식이 없어도 피해 사실과 증거를 중심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간이 양식을 제공합니다. 양식의 칸을 모두 채우는 것보다 사건에 맞는 사실을 빠짐없이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별지가 필요하면 본문에는 요약을 쓰고 상세 날짜표·거래표·게시물 목록을 붙입니다.
| 항목 | 작성할 내용 | 주의점 |
|---|---|---|
| 고소인 | 이름, 주소, 연락처와 피해자와의 관계 | 대리 고소라면 권한 자료 첨부 |
| 피고소인 | 아는 범위의 이름·계정·전화·계좌 | 추측을 사실처럼 단정하지 않기 |
| 고소취지 | 해당 범죄사실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의사 | 죄명만 나열하지 않기 |
| 범죄사실 | 일시·장소·행위·방법·결과 | 사건별로 번호를 붙이고 특정 |
| 고소이유 | 관계, 발생 경위, 피해와 사후 대응 | 범죄사실과 중복되는 감정 서술 줄이기 |
| 증거 | 문서·메시지·영상·계좌·진단서 목록 | 원본 보존과 취득 경위 표시 |
범죄사실은 육하원칙과 구성요건 사실로 씁니다
고소장에는 ‘사기를 당했다’는 결론보다 상대방이 어떤 거짓말을 했고, 고소인이 무엇을 믿어 얼마를 보냈으며, 당시 상대방이 약속을 지킬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를 적어야 합니다. 폭행이면 누가 어느 신체 부위를 어떤 방법으로 가격했고 어떤 상처가 생겼는지, 협박이면 어떤 말을 어떤 수단으로 전달해 어떤 해악을 고지했는지 적습니다.
하나의 문단에 여러 사건을 섞지 말고 날짜와 행위별로 번호를 붙입니다. 정확한 시각을 모르면 확인 가능한 범위를 ‘2026년 9월 20일 오후 3시경’처럼 쓰고 그 근거를 제시합니다. 장소는 주소·상호·온라인 게시판 등 확인 가능한 수준으로 적습니다. 직접 보지 않은 내용은 누구에게 언제 들었는지 구분합니다.
사실과 추정·평가를 분리합니다
상대방이 돈을 갚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처음부터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자동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당시의 거짓 설명, 자금 사용처, 동종 피해, 이행 능력과 이후 행태를 자료로 설명합니다.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형사범죄의 구성요건을 구분하지 않고 압박 수단으로 고소하면 사건의 핵심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 명예훼손이라면 게시물의 정확한 문구와 게시일,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사정, 공개 범위, 사실 적시인지 의견인지, 허위라고 보는 근거를 나눕니다. 퍼온 기업 비방글의 명예훼손 판단 사례처럼 단순 재전송인지 새 게시물인지, 출처와 사실확인 경위도 중요합니다.
증거는 주장 순서대로 번호를 붙입니다
증거를 많이 내는 것보다 각 증거가 무엇을 보여주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죄사실 1의 계약과 송금, 범죄사실 2의 추가 거짓말처럼 주장 순서에 맞춰 증 제1호증부터 목록을 만듭니다.
- 계약·재산범죄: 계약서, 광고, 송금내역, 계좌명의, 약속 메시지, 반환 요구
- 폭행·상해: 진단서, 상처 사진, CCTV 보존 요청, 112 신고기록, 목격자
- 온라인 범죄: 전체 URL, 게시 시각, 계정 프로필, 원문·댓글·수정 내역, 플랫폼 답변
- 통화·대화: 원본 녹음파일, 참여자·일시 메모, 전체 대화와 필요한 녹취
메신저는 유리한 문장만 잘라내지 말고 상대방 계정과 날짜, 앞뒤 맥락이 보이도록 저장합니다. 캡처 뒤 원문이 삭제될 수 있으므로 URL과 화면녹화, 원본 파일의 생성정보를 함께 보존합니다. 자신이 대화 당사자가 아닌 통신을 몰래 녹음하거나 타인의 계정에 무단 접속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만들지 않습니다.
관할 수사기관과 접수 방식을 확인합니다
범죄 발생지, 피고소인 주소지와 증거·수사 편의 등을 기준으로 관할 경찰서나 검찰청을 확인합니다. 관할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접수를 미루기보다 가까운 수사기관 민원실에서 안내를 받고, 사건이 이송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합니다. 우편 접수라면 원본 분실을 피하기 위해 등기우편과 사본을 보관하고 접수 여부를 확인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는 고소 또는 고발을 서면이나 구술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하도록 규정합니다. 온라인 민원이나 상담 글이 언제나 적법한 고소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친고죄나 고소기간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정식 접수와 접수번호·접수증을 확인합니다.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같은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는 친고죄에 관해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의 고소기간을 정합니다. 모든 범죄에 6개월 고소기간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친고죄인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지, 일반 범죄인지에 따라 고소·처벌의사 철회 효과가 다릅니다.
공소시효는 국가가 일정 기간 뒤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는 별도 제도입니다.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혼동하지 말고 범죄 유형, 행위 종료일, 범인을 알게 된 시점과 법 개정 경과를 확인합니다. 기간이 임박했다면 자료를 완벽히 정리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정식 접수 가능성을 우선 확인한 뒤 보충자료를 제출합니다.
접수 뒤 고소인 조사를 준비합니다
대검찰청 형사사건 처리절차 안내처럼 고소로 수사가 시작되면 고소인 조사, 피의자 조사, 증거 수집을 거쳐 송치·불송치 또는 검사의 기소·불기소 결정으로 이어집니다. 고소장이 길다고 조사 없이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 전에는 한 장짜리 날짜표와 사람·금액표, 증거목록을 준비합니다. 수사관 질문에 모르는 사실을 추측해서 답하지 말고 확인 후 보충하겠다고 합니다. 최초 고소장과 진술이 달라진다면 왜 달라졌는지 새 증거와 함께 설명합니다. 추가 피해자나 계좌가 확인되면 사건과의 관련성을 정리해 보충서면으로 냅니다.
불송치·불기소 통지를 받으면 이유와 기간을 확인합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거나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하면 처분서의 죄명·사실관계·판단이 고소한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단순히 결과가 부당하다고 쓰기보다 누락된 증거, 사실오인, 법리 판단의 문제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의신청·항고·재정신청의 대상과 기간은 사건 유형과 처분 주체에 따라 다르므로 통지서와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새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같은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수사기록 열람·등사 가능 범위와 처분 이유를 검토합니다. 개인정보와 수사기밀 때문에 전부 공개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해진 신청 절차를 이용합니다.
고소취소와 처벌불원은 신중하게 작성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는 고소 취소와 처벌희망 의사 철회의 시기·효과를 규정하며,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합의금을 일부만 받고 먼저 취소장을 내거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에 서명하면 남은 손해배상청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사건번호, 당사자, 대상 범죄사실, 지급금액과 기한, 고소취소 또는 처벌불원서 제출 시점, 분할지급 불이행 시 조치, 민사청구 정리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모욕죄 고소취소와 합의서 판례에서 보듯 어떤 의사표시가 어느 사건에 미치는지 문구와 제출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제출 전 점검표
- 고소할 권한이 있는 피해자·법정대리인·법인 대표인지 확인했는가
- 피고소인의 인적사항과 계정·계좌 등 식별 단서를 아는 범위에서 적었는가
-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가
- 범죄사실을 일시·장소·행위·방법·결과별로 번호를 붙여 특정했는가
-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형사 구성요건 사실을 구분했는가
- 각 주장에 해당하는 증거번호와 원본 보존 위치를 적었는가
- 정식 접수기관과 접수번호를 확인할 준비가 되었는가
- 친고죄의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구분해 확인했는가
- 고소취소·처벌불원과 민사상 청구 포기 범위를 이해했는가
고소장은 어려운 죄명을 많이 쓰는 문서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확인해야 할 사실과 증거의 지도를 만드는 문서입니다. 확인한 사실만 날짜순으로 적고, 모르는 부분은 식별 단서를 제공하며, 원본 증거를 보존해 조사에서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