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본 기업 비판 글을 그대로 옮겼을 뿐이라면 작성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4. 14. 선고 2016고정3950 판결은 출처와 링크를 정확히 제시하지 않은 채 제3자의 글을 새 게시물처럼 작성하고, 사실확인 없이 널리 퍼뜨린 사정을 종합해 직접 사실을 적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이 판결의 표시는 ‘항소’입니다. 공개된 제1심 결론을 확정판결처럼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 글은 2017년 제1심 사례의 의미와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법을 구분해 설명합니다. 기업에 관한 소비자 경험이나 근로환경 문제를 말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핵심은 사실로 확인된 범위, 의견과 사실의 구분, 출처를 소개하는 방식, 반론과 정정 내역, 게시 범위와 목적을 게시 전에 점검하는 데 있습니다.
사건에서 법원이 문제 삼은 게시 방식
피고인들은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 회사의 임직원이었습니다. 제3자가 올린 글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업체가 배송 근로자를 부당하게 대우하고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을 여러 게시판에 작성했습니다. 제1심은 회사가 면담을 거쳐 계약종료 절차를 진행했고 계약연장과 정규직 전환 사례가 있었으며, 시간외근로수당·야근수당·휴일근로수당과 식대가 지급된 자료 등을 근거로 게시물의 중요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서울중앙지법 2016고정3950 판결 원문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원 게시글의 정확한 출처를 밝히거나 해당 인터넷 주소를 링크해 소개하지 않았고, 내용을 새로운 게시물 형식으로 작성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단순 인용이나 소개를 넘어 원문을 실질적으로 이용·지배하여 같은 내용을 직접 적시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피고인들이 대형 커뮤니티 운영 업무를 하면서 인터넷에 허위 게시물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도 별도 확인을 하지 않았고, 게시 당시 구체적인 의혹이나 공식 언론보도도 없었으며, 표현이 회사를 일방적으로 비도덕적인 기업으로 묘사했고 전파 범위가 컸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 결과 허위성에 대한 미필적 고의와 회사를 비방할 목적을 인정해 피고인 1에게 벌금 300만원, 피고인 2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은 제1심이고 공식 자료에는 ‘항소’로 표시됩니다
판례를 인용할 때는 사건번호와 법원만 볼 것이 아니라 심급과 확정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사건 표제에는 ‘서울중앙지법 2017. 4. 14. 선고 2016고정3950 판결 : 항소’라고 적혀 있습니다. 2026년 9월 26일 현재 국가법령정보센터와 대한민국 법원의 공개 판결 자료를 다시 확인했으나 이 사건의 항소심 사건번호와 최종 결론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공개 원문은 찾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 소개하는 유죄 판단과 벌금액은 공개된 제1심 결과입니다. 항소 후 그대로 확정되었다고 쓰거나 상급심이 같은 법리를 확정했다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실제 사건에 적용할 때에는 최신 사건검색 자료나 판결문을 통해 후속 심급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2026년에도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됩니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정합니다. 사실을 드러낸 경우와 거짓 사실을 드러낸 경우를 구분하며, 거짓 사실의 경우 행위자가 그것이 거짓임을 인식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2026년 1월 6일 개정된 현행 조문은 거짓 사실 적시의 법정형을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합니다. 법정형은 처벌 가능 범위를 뜻하며 개별 사건의 실제 형은 게시 내용, 반복성, 전파 범위, 정정·삭제, 피해회복 등 여러 사정을 반영해 정해집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비방할 목적’은 단순히 비판적인 표현을 썼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인정되는 요소가 아닙니다.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개 범위, 표현 방법, 명예 침해 정도, 공익적 문제 제기인지 개인적 공격인지 등을 종합합니다. 반대로 ‘공익을 위한 글’이라고 제목에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방 목적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퍼온 글도 자신의 사실 적시가 될 수 있습니다
링크 공유, 인용, 복사·붙여넣기, 요약 재작성은 법적으로 모두 같은 행위가 아닙니다. 판결은 표현물 전체를 보아 원문을 소개한 것인지, 게시자가 내용을 실질적으로 이용·지배해 자신이 직접 주장한 것처럼 전달한 것인지를 살핍니다. 이 사건에서는 출처와 링크 없이 새 글 형식으로 작성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 게시 방식 | 확인할 위험 | 게시 전 조치 |
|---|---|---|
| 원문 전체를 복사해 새 제목으로 게시 | 자신이 같은 사실을 직접 적시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 | 필요한 부분만 인용하고 원문·작성자·게시일·링크를 명확히 표시 |
| 사실확인 없이 자극적인 요약을 덧붙임 | 원문보다 단정적인 허위 주장으로 바뀔 위험 | 근거 문서와 반론을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단정하지 않기 |
| 캡처만 공유 | 수정·삭제된 원문과 앞뒤 맥락을 확인하기 어려움 | 원본 주소, 캡처 시각, 전체 맥락과 후속 정정 여부 보존 |
| 의혹을 질문형으로 게시 | 형식은 질문이어도 구체적 사실을 암시할 수 있음 | 질문 부호에 의존하지 말고 확인된 사실과 의문·평가를 분리 |
출처를 밝혔다고 언제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허위임을 알면서 널리 퍼뜨리거나, 원문보다 단정적으로 편집하거나, 반론과 정정 내용을 숨기는 경우에는 출처 표시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원자료와 반론을 함께 제시하고 확인된 범위 안에서 공익적 의견을 밝힌 사정은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써야 합니다
명예훼손에서 사실의 적시는 증거로 참·거짓을 가릴 수 있는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을 말합니다. ‘정규직 전환율이 0%다’, ‘식대를 지급하지 않았다’, ‘문자 한 통으로 모두 해고했다’는 표현은 자료로 확인 가능한 구체적 사실에 가깝습니다. ‘서비스가 실망스럽다’, ‘대응이 무책임하다고 느꼈다’는 표현은 평가나 의견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의견처럼 보이는 말도 그 전제로 특정 사실을 암시하면 전체 맥락에서 사실 적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에서 사실 적시와 모욕적 의견을 구분하는 판례 글처럼 사용한 단어 하나만 떼어 보지 않고 표현 전체와 당시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허위성은 핵심 부분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도2690 판결은 허위 여부를 판단할 때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피며,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한다면 세부의 작은 차이나 다소 과장된 표현만으로 곧바로 허위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반대로 독자가 판단할 핵심 부분이 사실과 다르면 주변 내용 일부가 맞더라도 허위 사실이 될 수 있습니다.
거짓 사실 적시에는 게시자가 거짓임을 인식했다는 점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직접 ‘거짓인 줄 알았다’고 말하지 않아도 출처와 인지 경위, 확인 자료의 존재, 게시자의 경력과 지위, 게시 시점, 예상 파급효과 등을 통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원문의 작성자를 모른 채 익명 캡처만 믿었거나 당사자의 반론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무시한 사정은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진실한 사실이라도 게시 목적과 방법을 살펴야 합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규정합니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인 사익적 동기가 포함되어도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허위 사실 적시에는 형법 제310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 제1심도 허위성 인식과 비방 목적이 인정된다고 보아 형법 제310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주장에 앞서 게시 내용의 핵심이 사실인지, 공개 범위와 표현 수위가 필요한 수준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도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의 대상은 자연인에만 한정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인이나 단체도 그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제품·서비스·노동환경에 대한 비판이 모두 기업 명예훼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경험에 기초한 소비자 의견, 공익적 문제 제기와 허위 사실을 단정적으로 유포하는 행위를 구분해야 합니다.
후기나 제보 글을 쓸 때에는 거래일, 제품명, 주문·환불 과정, 회사 답변처럼 자신이 직접 확인한 사실을 날짜순으로 적고 평가 문장은 사실과 분리합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은 본인이 확인한 사실처럼 바꾸지 말고 ‘누가 언제 어디에 게시한 주장인지’를 표시합니다. 반론을 받았다면 핵심 내용을 같은 글에 추가하고 확인 결과에 따라 정정합니다.
게시 전에는 원자료와 반론을 함께 확인합니다
- 핵심 주장 추출: 임금, 근무시간, 해고 방식, 전환율 등 참·거짓을 가릴 수 있는 문장을 따로 표시합니다.
- 출처 확인: 익명 캡처가 아니라 원문 주소, 최초 게시 시각, 작성자 표시와 수정 이력을 확인합니다.
- 자료 대조: 계약서, 급여명세서, 공시, 행정기관 자료, 당사자 답변처럼 독립된 자료로 핵심 사실을 대조합니다.
- 반론 요청: 게시 전에 당사자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보내고 답변 여부와 내용을 기록합니다.
- 범위 조정: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빼고 공익적 문제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사람과 정보만 공개합니다.
- 표현 분리: 확인된 사실, 확인되지 않은 주장, 자신의 평가를 문단과 표현으로 구분합니다.
- 사후 관리: 오류가 확인되면 눈에 띄게 정정하고 복제 게시물과 검색 노출도 함께 점검합니다.
문제가 된 글을 발견했다면 원문을 즉시 다시 퍼 나르기보다 URL, 게시 시각, 전체 화면과 댓글 흐름을 증거로 보존합니다. 피해자라면 게시자와 플랫폼에 삭제·차단을 요청하고, 반론과 정정 요구, 형사절차와 민사상 손해배상 중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자료를 바탕으로 검토합니다. 형사 고소를 생각한다면 게시자 식별 자료, 원본 URL, 게시·수정·삭제 시각, 전파 범위와 피해 자료를 정리합니다.
삭제했어도 원본과 정정 기록을 남깁니다
게시물을 삭제하면 추가 전파를 줄일 수 있지만 이미 이루어진 게시 행위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삭제 전에 원문과 수정 이력, 출처, 사실확인 자료, 당사자와 주고받은 답변을 보존합니다. 오류가 있었다면 단순 삭제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밝히는 정정문을 같은 이용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게시하는 것이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밝히는 문제도 합의서 문구 하나만 보고 처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은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합니다. 피해자 특정, 사건과 게시물의 범위, 의사표시 시점과 제출 방식이 분명해야 하며 민사상 청구까지 모두 해결되는지는 합의 내용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판결에서 가져갈 수 있는 실무 기준
- 다른 사람이 쓴 글이라도 출처와 링크 없이 새 글처럼 작성하면 자신의 사실 적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출처를 표시했다는 사실만으로 허위 정보 유포 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 게시물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맞는지 자료와 반론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 확정적 고의뿐 아니라 허위일 가능성을 알면서 게시한 미필적 고의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 비방 목적은 내용, 공개 범위, 표현 방법, 공익성과 침해 정도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 공식 자료가 항소라고 표시하면 제1심 결론을 확정판결처럼 소개하지 않습니다.
기업에 관한 문제를 알리는 글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수록 자극적인 재전송보다 자료 확인, 정확한 인용, 반론 반영과 신속한 정정이 중요합니다. 게시 전에는 ‘이 문장이 사실인지’, ‘그 사실을 확인할 자료가 있는지’, ‘공개 범위와 표현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도인지’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